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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 여성창작자 모임 페이즈 : Faze (Female G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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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1,309회 작성일 21-05-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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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작자 모임 페이즈 : Faze (Female Gaze)

대상화되지 않은 여성들이 본인의 시선을 통해 목소리 내는 곳입니다. 지역에서 주도성을 가지고 창작활동을 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고립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임: 안녕하세요. 저희는 대전여민회 활동가 정임, 은주입니다. 지난해에도 페이즈분들 만나서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 했었는데요, 여기 계신 유진님이 저희 여민회 회원이기도 하고 전 활동가이기도 한데 이번에 앨범을 냈다고 해서요:) 여민회 회원들에게 소식을 알림 겸 홍보도 해 드릴 겸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었어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께요.

다영: 제 이름은 김다영이고요. 지금은 대흥동에 맞배집 이라는 공간에서 문화복합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공연이나 여러 가지 문화 활동을 기획하는 공간입니다. 페이즈에서는 주로 그림을 그리고 있고요.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나현님이 페이즈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주셔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나현: 안녕하세요. 저는 은영상점을 운영하고 있고, 페이즈에서 그림을 맡고 있는 김나현입니다.

유진: 저는 페이즈에서 노래 만드는 일을 주로 맡아서 하고 있고요. 글 쓰고 노래 부르며 살고 있습니다.

 

 

정임: 어떻게 지금의 팀을 구성하게 되었나요? 페이즈는 어떻게 이루어진 그룹인가요?

다영: 원래 은경님이라고 한분 더 있어요. 그 친구도 그림 그리는데 관심이 있어서 일상툰 같은 것을 그리고 있는데요. 페이즈에서 북 디자인이나 행사 기획을 같이 하고 있어요. 저는 이 그룹에 제일 늦게 들어왔습니다.

유진: 처음에는 은경이라는 친구랑 나현이랑 저랑 밥을 먹다가 우리 또래들이 점점 프리랜서 형태로 일을 많이 하니까. 프리랜서가 같이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논의부터 시작했어요. 문화예술, 창작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주로 있다 보니 여성창작자 모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고요.

 

 

정임: 페이즈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된 건가요?

유진: 작년 초, 겨울부터요.

다영: 각자가 활동하면서 쌓아놓은 작품들이 있었어요.

유진: 여성 창작자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각자가 좋아하는 일이 다양하잖아요.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찾자’ 라는 생각을 했고요, 노래 안에 가사가 있으니까, 가사에 담긴 이야기에 맞춰서 그림을 그리거나 그걸 엮어서 책으로 만들어 보자 그렇게 접점을 찾았어요.

 

 

정임: 올 해 행사나 축제나 이런 모임에 나가서 부스 홍보를 하거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 시국이라 그렇지 못해 아쉽네요. 저희 국장님이 적극적으로 홍보도 많이 해주셨어요. 저도 페이즈 음반 소식을 공유하고 구매도 했는데요. 받았을 때 포장이 특이해서 좋더라고요. 제가 주문했는데도 처음에 ‘이게 뭐지?’ 하는 색다름이 있었어요. 포장에서부터 나름 신경을 썼구나.. 하는 정성이 느껴졌어요.

유진: 파손 방지하기 위해 ‘뽁뽁이’ 플라스틱을 보통 많이 쓰잖아요. 플라스틱 대신 종이 완충재로 포장을 했는데 환경에도 덜 해롭고 말씀하신대로 개성도 된 듯해요.

 

 

정임: 이번 앨범을 만들게 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나현: 각자의 집을 한 번씩 돌아가며 무엇인가 만들어서 해먹고 옥천에 가서 기타도 치고. 그렇게 재밌게 놀았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유진: 옥천에 좋은 숲이 있거든요. 숲에 가서 저희 나름대로 영상도 찍고 그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작업을 했어요.

다영: 서류 작업 같은 것을 할 때는 일로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앨범을 만든다고 영상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으러 갈 때는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이 새로웠던 것 같아요. 업무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

유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던 대화중 하나는 창작 활동을 하고 나서 사람들한테 공개할 때. 그 전에 너무 떨리고, 이게 좀 부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럴 때가 많은데. 지금도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을 했었는데 모임에서 여성들이 좀 더 대범해졌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오갔던 적이 있었어요. 그 안에서 임파워링 되고 하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다영: 저희는 창작 경력이 긴 편이 아니어서. 저 같은 경우는 엄청 조금 밖에 안됐거든요. 내가 만든 것을 내놓을 때마다 약간 이게 정말 세상에 필요한 걸까? 누가 관심을 가져줄까? 하는 자기검열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대화가 나왔던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 대범하게 좀 지를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좀 있어야 하는데, 주춤주춤 했던 순간들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정임: 두 분은 그림이고 한분은 디자이너인데 유진님은 유일하게 싱어송 라이터로 함께하니까 어땠어요? 같지만 다른 게 있지 않았을까요?

유진: 아무래도 그림에 대해서 피드백을 해주거나 수정을 요구할 때 약간 뭐라고 해야 하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조심스럽다 보니 두루뭉술하게 말하게 되는 것도 있었던 것 같고. 그런 과정들이 있었어요.

나현 : 수정을 요구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전 사실 그게 좀 아쉽긴 했어요.

다영: 넷 다 크리티컬 하지 않아서... “우와, 좋다.” 라고만 했던 것 같아요.

유진: 저희가 작년에 협업 프로젝트를 했다면 이번에는 개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서로 공유하고 점검하는 기회를 갖기로 했거든요. 그런 식으로 서로의 창작에 지지대 역할을 해주는 모임으로 지속이 될 것 같아요. 비판적인 피드백은 부족하더라도 그래도 서로 지지해주는 역할을 해보자. 저 같은 경우 페이즈 모임을 하면서, 다른 싱어송라이터 모임에서 선배 음악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정임: 팀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 해결하는 방법이 있었나요?

유진: 매일매일 만나면서 활동을 한 건 아니니까. 느슨하게 연대하고 있으니까. 각자 쉬면서 거리를 두기도 하고.

다영: 다 비슷하게 유~한 성격이었던 것 같아요. 갈등이 눈에 보이게 불붙거나 그런 순간은 전혀 없었거든요. 일이 다 끝나고 나서 한번 되돌아 봤을 때 아쉬웠다 싶은 건 있었지만(웃음) 한 번에 뿜어내기보단 마지막에 짚고 넘어가거나 이런 식으로 해결했던 것 같아요.

정임: 앨범 판매 수익금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유진: 일단 페이즈 활동비로 쓰일 계획이고요. 페이즈의 도장을 만들 때 쓰는 비용이라든가 포장이라든가 하는 운영비들로 쓰이고 있어요.

다영: 지금은 운영비 말고 다른데 쓴 적이 없어요.

 

 

정임: 이 모임에 더 들어오고 싶다 할 때는 들어올 수 있는 거에요?

나현: 들어오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개인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서로 공유, 격려하는 모임에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다영: 정기적으로 네트워크 모임 같은걸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어요. 서로 소식을 홍보해주는 다양한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연극하면서 랩 하시는 분도 만났어요.

유진: 작년에 여민회에서 활동하면서 인터뷰 진행할 때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대전에서 어떤 특정학교, 특정 직업군이 아니면 교류할 수 있는 페미니스트 모임이 생각보다 없다는 말이었어요. 그런 지점에서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게 있어요.

 

 

정임: 이번 앨범에 자랑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다영: 이것도 좀 앞으로 키우고 싶은 역량인데요. 자기 작업물을 좀 자랑스럽게 어필하는 거? 좀 키우고 싶어요.(웃음)

유진: 노래뿐만 아니라 그림책을 만들면서 친구들과 같이 작업했다는 것. 그 지점이 저는 가장 자랑할 만한 부분인 것 같아요.

노래 중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강요하지마’ 라는 노래거든요. 다섯 곡 중에 가장 마이너하고 사람들이 안 좋아할 것 같은 어두침침한 노래예요. 가사에 ‘평화를 강요하지마, 중립을 강요하지마, 사랑을 강요하지마, 착함을 강요하지마.’라고 나오거든요. 그런 가사가 반복되는데. 평화나 사랑이나, 나도 좋아하는 가치인데 누군가 강요하는 순간 되게 가짜처럼 느껴지게 되거든요. 진짜 내 감정이 억압되기도 하고. 그런 생각이 녹아들어있는 노래에요.

또 제가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생명체를 노래로 담을 수 있었던 것도 저한텐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정임: 그림들은 어떻게 그린 거에요?

나현: 곡을 듣고 그림을 그린거에요. 의논한 그림도 있고 그냥 떠올린 걸 그렸던 그림도 있어요.

다영: 처음에 곡 만들어진 걸 듣고 어떤 곡을 제가 그릴지, 나현이 그릴지도 정하고. ‘어떻게 그려야할지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회의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완성해서 공유하며 어떤지 피드백을 받기도 했어요. 대체로 좋다. 라는 피드백이 있었지만요(웃음)

저는 주로 수체화로 그리거나 색연필로 그렸었는데, 나현님이 꽁떼라는 목탄 느낌의 색연필을 소개해 주셨어요. 그걸 처음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는데 목탄처럼 번지면서 색연필처럼 섬세한 것도 그릴 수 있었고, 그래서 재밌었거든요. 그걸로 고양이를 그리니까 더 어울리는 것 같은 거에요. 곡 이랑도 어울리고. 그래서 그림그릴 때 즐거웠어요.

나현: 저는 CD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어요. 제가 했지만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유진: CD 디자인이 제가 숲 한가운데 서있고, 물에도 숲이랑 제가 비춰지거든요. 그래서 거꾸로 보는 것도 가능한 그림이에요. 저도 되게 좋아하는 사진/디자인이에요.

나현: 그게 옥천에서 찍었던 사진이었어요.

 

 

 

정임: 앞으로 페이즈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세요?

다영: 대전 혹은 대전 근처, 서울이 아닌 곳에서, 여성이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하거나, 시작했는데 몇 년 안 된 사람들이, 혼자 하기는 버겁고, 어떻게 할지 모르겠고, 다른 사람이랑 의논하거나, 협업하고 싶을 때, 떠올릴 수 있는 곳이 페이즈였으면 좋겠어요. 다들 각자 프로젝트와 일이 있어 자주 만나고 에너지를 쏟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계속 이어져 있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요.

나현: 이야기 하다보니까 작년에는 그래도 집에서 모여서 좀 놀았는데 올해는 못 그런 것 같아서 좀 놀았으면 좋겠어요.

다영: 얼마 전에 저희가 공주를 다녀왔는데, 사실 놀러가고 싶었는데 가서 일을 너무 많이 한 거에요. 롱런 회의를 했어요..

유진: 저희가 이 모임을 하는 동시에 생계유지를 해야 하고 각자의 일이 있는 사람들인데요,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해보면 돈도 벌되 각자의 가치관이 담긴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일하면서도 최대한 윤리적인 것을 고민하면서 하는 사람들이라고 느끼거든요. 저는 창작에 있어서도 창작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우리가 최근에 했었던 대화를 떠올려 보면 창작윤리가 우리의 지향점이 될 순 있겠지만 우리를 옭아 메는 것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모든 여성의 창작물이, 모든 여성이 언제나 고결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윤리가 됐던 뭐가 됐던 우리가 창작을 하는 것에 있어서 옭아멤 없이 대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지지대가 되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임: 마지막으로 대전여민회 회원에게 한 말씀!

유진: 저희 홍보는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하고 있어요. 팔로우 해주시고 같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영: 회원 분들 중에 창작하는 분도 있나요? 창작물을 또 즐겨주시고 노래 듣거나 그림 보는것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서 저희가 꾸준히 만들어 내는 것들을 같이 봐주시고 했으면 좋겠어요. 앨범 제목이 <노래가 되길 기다리는 이야기>거든요. 이제는 기다리지 않고 노래로 만들어서 세상에 나왔고 앞으로도 우리가 가진 이야기들을 밖에 내보내고 하는 일들을 할 텐데, 여민회 회원 분들도 예술이나 이런 게 아니어도 자기만의 창구를 통해서 이야기를 꾸준히 내보내는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유진: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이슈가 정말 많고, 특히 여성의 삶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정말 많은데,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언어를 꺼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언어가 말이나 글 뿐 아니라, 그림이나 노래가 될 수도 있는 거고요. 여민회 분들도 그런 지점에서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시대에 여성들이 많이 우울함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문화예술이라는 매개를 가지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문화예술을 통한 자기돌봄, 자기표현 워크샵을 꾸려보자!’ 이런 구상들도 해보고 있거든요. 여러 방식으로 서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영 : 맞배집 6월 연월에 유진솔(유진)님과 시와님을 초청해서 공연을 하기로 했어요. 꾸준히 문화행사를 하고 있으니까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6월 26일(토) 오후7시에 시작합니다.

나현: 은영상점도 많이 와주세요.

유진: 저는 정식 음원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 소식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구상단계긴 하지만 동네고양이의 일상에 대해서 그림책 만드는 작업을 할 예정이에요.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임: 네,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계획들을 가지고 계시네요.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 나누면서 지역의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여성주의의 바람이 불고 있구나, 재밌겠다, 기대된다 하는 생각들이 계속 들었고요. 페이즈 활동을 응원하게 되었어요. 힘차게 창작활동 이어나가길 바랄게요. 여민회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페이즈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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