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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19,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누가 지켜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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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915회 작성일 20-04-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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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해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역시 사회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여성노동자들에겐 이 시기가 더 잔인하고 가혹하게 전해진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전체 20개의 직종 중 여성 집중 직종은 5개로 『이·미용, 예식 및 의료 보조서비스직 88.4%』,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관련직 81.2%』, 『방문. 노점 및 통신 판매관련직 79.9%』, 『상담통계 안내 및 기타 사무직 74.2%』, 『가사, 음식 및 판매 관련 단순노무직 71.4%』로 나타났다. 많은 여성이 종사하고 있는 서비스 노동과 돌봄 노동의 노동자들은 코로나19를 최일선에서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수의 여성노동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콜센터도 코로나19로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누구나 알듯이 콜센터의 근무환경은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없고, 노동자들은 한자리에 2~3명이 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코로나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구조다. 이런 열악한 근무환경에 콜센터 여성노동자들은 코로나로부터 안전을 보호받지 못하였고 건강권마저 빼앗긴 채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50대 이상의 여성 노동자들은 돌봄, 음식점, 미화 등 임시 일용직 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식당들의 경우 코로나 여파로 장사가 어려워 인원 감축을 시작했고, 음식점에 임시고용에 되어있던 여성들은 생존에 위기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 돌봄 노동을 하는 학원강사, 어린이집 교사, 방과 후 돌봄노동자, 아이돌보미 등은 무임금으로 휴업상태에 놓였으며, 재가 요양, 장애인 돌봄 등의 사회복지영역의 돌봄노동자들은 감염병 예방에 따른 근로조건을 보장을 받지 못한 채 노동을 지속해 가고 있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으로 위기로 생존에 위협을 받는 여성 한부모가장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아동병원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는 여성 한부모가장은 2주간 무급으로 휴무를 써야 하는 상황에 닥쳤고, 일본 수출업체에 근무하는 여성 한부모가장은 수출이 막혀서 상근에서 반상근으로 근무 시간이 조정되면서 급여가 60% 정도 삭감되었다. 또한 모텔에서 청소 일을 하는 한부모는 2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하게 되고 그마저도 이틀에 하루 일을 나가게 되었고,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성 한부모가장은 매출이 줄면서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여성 한부모가장들의 경제적 위기는 한부모가족 모두의 생존권과 직결이 된다.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는 국가적 재난이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 가장 힘든 사람들은 여성노동자들이다. 서비스, 돌봄 영역이 무너지면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한순간에 대거 실업자가 되었고, 취업의 길도 막힌 상황이다. 또한 코로나19로부터 안전과 건강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많은 수의 여성청소노동자들과 돌봄 사회복지서비스 영역의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불안 속에서 오늘도 삶을 이어 가고 있다.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또는 국가재난 수준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계 지원과 더 나아가 여성노동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소득 도입 등 대안 논의가 더 적극적이고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