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호 회지 - 지금우리는!] 경제위기하의 풀뿌리 여성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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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8,820회 작성일 09-09-02 11:45본문
경제위기하의 풀뿌리여성운동
박 영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코트의 벌어진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전국이 영하권에 들어갔다더니 춥긴 춥다. 날씨만 추운게 아니라 경제도 춥고 마음도 춥다. 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그렇더니 경제 위기는 꼭 추울 때 온다. ‘신규사원을 안뽑는다’, ‘어디서 감원을 시작했다더라’, ‘내년 3월이 최고 고비다’ 으스스한 소문이 뼈속까지 시리게 한다. 저 멀리 집채를 삼킬 큰 파도가 밀려온다는데 도망못가고 그대로 얼어붙은 사람처럼 서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심각하다.
10년 전에 한번 당했으면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뒀어야 하건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고용보험으로 실업급여를 받는다해도 6개월뿐이고, 실업급여 못받는 사람이 훨씬 많다.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도 제한적이다. 97년보다 상태가 더 심각하다. 그때는 가정경제에서 받는 타격은 중소기업의 도산과 대기업 감원으로 인한 실직이 중심이었다. 대기업의 조기퇴직, 명예퇴직 위로금도 있었고 비정규직도 그리 많지 않았다. 이번에도 대기업이 조기퇴직, 명예퇴직을 시킬까? 그런 돈 쓸 필요없는 비정규직을 자르지 않을까? 조기퇴직, 명예퇴직 대신에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일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97년과 확실히 다른 점은 실직 쓰나미가 몰려오기전에 펀드쓰나미 당했고, 부동산 쓰나미 당할 위험성이 많다는 것이다. 큰 손들은 다 빠져나가고 빚내서라도 투자하면 이득나고 가만히 있으면 앉은채 당할까봐 부동산과 펀드 막차 탄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물가가 계속 오른다. 부동산으로 엄청 돈번 사람들 가슴에 못박아서는 안된다고 종부세는 무력화시킨 한나라당과 정부가 최저임금법 개악으로 한눈팔지않고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꽝꽝 박고 있다. 비정규직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법안도 만지작거리고 복지예산은 삭감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될 여남 청년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옆집 아주머니 딸, 골목가게 아저씨 아들, 우리 마을 청년들 이야기다. 펀드폭락으로 빚지고 감원예고에 벌벌떠는 사람들이 내 남편이고, 딸 친구 엄마고 윗층 아가씨다. 금융위기, 실물경제위기로 고통받는 사람은 추상적인 실업자, 파산자, 미취업자가 아니라 나와 우리가족을 포함한 우리 마을 사람들이다. 풀뿌리 여성운동은 평범한 다수 여성들 스스로의 욕구, 관심사, 필요, 열망, 이해관계, 요구와 그것을 해결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힘과 의지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 평범한 다수 여성들의 마음에는 경제위기로 인한 생존의 공포가 있고 여기서 벗어나 안전하게 살고자하는 욕구가 있다. 현 시기 풀뿌리여성운동은 이 요구에 민감해야 한다.
매서운 겨울, 잔인한 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저마다 제 살기에 바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날 것인가? 서로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파도를 넘을 것인가? 파도에 끄떡하지 않을 방어벽을 쌓을 것인가? 지금 우리는 마을차원에서 우리 힘을 모아 만들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일자리 못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업부조를 지급하고 교육비를 낮추는 등 지방이나 나라 전체 차원에서 제도를 만들고 고치는 일에도 우리 마을 사람들의 뜻과 힘을 모아야 한다.
박 영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코트의 벌어진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전국이 영하권에 들어갔다더니 춥긴 춥다. 날씨만 추운게 아니라 경제도 춥고 마음도 춥다. 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그렇더니 경제 위기는 꼭 추울 때 온다. ‘신규사원을 안뽑는다’, ‘어디서 감원을 시작했다더라’, ‘내년 3월이 최고 고비다’ 으스스한 소문이 뼈속까지 시리게 한다. 저 멀리 집채를 삼킬 큰 파도가 밀려온다는데 도망못가고 그대로 얼어붙은 사람처럼 서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심각하다.
10년 전에 한번 당했으면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뒀어야 하건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고용보험으로 실업급여를 받는다해도 6개월뿐이고, 실업급여 못받는 사람이 훨씬 많다.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도 제한적이다. 97년보다 상태가 더 심각하다. 그때는 가정경제에서 받는 타격은 중소기업의 도산과 대기업 감원으로 인한 실직이 중심이었다. 대기업의 조기퇴직, 명예퇴직 위로금도 있었고 비정규직도 그리 많지 않았다. 이번에도 대기업이 조기퇴직, 명예퇴직을 시킬까? 그런 돈 쓸 필요없는 비정규직을 자르지 않을까? 조기퇴직, 명예퇴직 대신에 비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일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97년과 확실히 다른 점은 실직 쓰나미가 몰려오기전에 펀드쓰나미 당했고, 부동산 쓰나미 당할 위험성이 많다는 것이다. 큰 손들은 다 빠져나가고 빚내서라도 투자하면 이득나고 가만히 있으면 앉은채 당할까봐 부동산과 펀드 막차 탄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물가가 계속 오른다. 부동산으로 엄청 돈번 사람들 가슴에 못박아서는 안된다고 종부세는 무력화시킨 한나라당과 정부가 최저임금법 개악으로 한눈팔지않고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꽝꽝 박고 있다. 비정규직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법안도 만지작거리고 복지예산은 삭감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될 여남 청년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옆집 아주머니 딸, 골목가게 아저씨 아들, 우리 마을 청년들 이야기다. 펀드폭락으로 빚지고 감원예고에 벌벌떠는 사람들이 내 남편이고, 딸 친구 엄마고 윗층 아가씨다. 금융위기, 실물경제위기로 고통받는 사람은 추상적인 실업자, 파산자, 미취업자가 아니라 나와 우리가족을 포함한 우리 마을 사람들이다. 풀뿌리 여성운동은 평범한 다수 여성들 스스로의 욕구, 관심사, 필요, 열망, 이해관계, 요구와 그것을 해결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힘과 의지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 평범한 다수 여성들의 마음에는 경제위기로 인한 생존의 공포가 있고 여기서 벗어나 안전하게 살고자하는 욕구가 있다. 현 시기 풀뿌리여성운동은 이 요구에 민감해야 한다.
매서운 겨울, 잔인한 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저마다 제 살기에 바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날 것인가? 서로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파도를 넘을 것인가? 파도에 끄떡하지 않을 방어벽을 쌓을 것인가? 지금 우리는 마을차원에서 우리 힘을 모아 만들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일자리 못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업부조를 지급하고 교육비를 낮추는 등 지방이나 나라 전체 차원에서 제도를 만들고 고치는 일에도 우리 마을 사람들의 뜻과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