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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리딩서클]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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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1,339회 작성일 21-01-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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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리딩서클]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도서: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일시: 3회차 2020727() 저녁 7

장소: 대전여민회 여는 미래

참석: 새눈. 무아. 아라. 차우차우. 모나. 종숙. 다원. ~

 

 

 

모모처럼 14살 무렵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일화를 한 가지씩 소개해요.

 

무아: 초등학교 1학년 때 운동회날 엄마가 운동화를 안 사주시고 예쁜 슬리퍼를 사주셨어요. 봄 운동회 하는날 선생님이 운동화를 신고오라고 하셨는데, 운동화가 비싸서 이쁜 핑크색 슬리퍼를 사주셨나봐요. 선생님이 운동화를 안 신고온 것에 화가 나서 슬리퍼를 창밖으로 던져버렸어요. 슬리퍼를 찾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너무 무섭고 애들한테 창피해서 기다렸다가 수업이 끝나자 맨발로 찾으러 나갔는데 해질 때까지 못 찾고 엄마께 엄청 혼났어요. 그 후로 일주일 이상 슬리퍼를 찾으려고 했으나 못 찾았던 기억이 나요.

 

~: 어렸을 때 빨간색을 안 좋아했는데 엄마가 빨간색 옷만 사줬어요. 빨간색을 지금도 안 좋아해요.

 

아라: 어렸을 때 머리가 노래서 노랭이라는 별명을 들었어요. 너무 창피하고 부모님을 원망했어요. 친구들에게 노랭이라는 별명이 불리는 게 싫었어요. 애들한테 맛있는 거 사주면 노랭이라고 안 불릴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저금통에서 현금을 조금씩 빼내서 애들 먹을 것을 사주었던 기억이 나요. 놀림이 된 나도 싫고, 부모님이 알게 되어 꾸중하는 것도 짜증났어요. 왜 나를 이렇게 노란 머리로 낳았는지 원망스러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차우차우: 초등학교 때 소심하해서 조그만 일도 잘 울었어요. 너무 소심하니까 선생님이 줄반장도 시키고, 역할을 주셨거든요. “너는 잘 할 수 있는 학생이라고 내가 지켜 봤을 때 자신감만 기르면 잘 할 수 있을 거다라고 선생님이 말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중학교 입학 전까지 밥을 챙겨주셨는데, 선생님 덕분에 잘 클 수 있었어요.

 

모나: 개울가에서 큰 민물조개를 잡고 물고기도 잡았던 기억이 있어요. 오빠 친구들이랑 같이 갔다가 비가 오는 날 엄마가 데리러 와서 엄마 등에 업혀 집에 왔던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자기 앞의 생> 내용 중에 눈에 공감하는 부분을 돌아가면서 이야기 해봐요.

 

종숙: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분위기가 칙칙하고 암울했어요. 점점 읽어갈수록 모모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니까 세상은 열악하지만 각자 나름대로 생활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느껴지는 게 많았어요.

 

무아: 모모가 주변사람들을 사랑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자기 앞의 생>의 이야기와 달리 삶을 사랑해야 한다던 작가가 자살했다는 얘기를 알고 나서 책 내용과 작가의 삶이 달라서 의아했어요.

 

차우차우: 난 부러웠어요. 로자 아줌마가. 로자 아줌마 죽기 전에 몸을 못 가눌 때 같이 살던 분이 음식도 사다주고 돈도 주고 마지막을 도움 받는 걸 보며, 나도 죽을 때 나도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아라: 처음에 책을 읽을 때 배경이 너무 어두워서 싫었어요. 이게 왜 권장도서지 화도 났죠.그런데 읽다가 보니 점점 살아가는 방법, 역경을 헤쳐 나가는 법, 나중에 죽는 순간에 로자 아줌마가 거대한 몸을 7층에서 지하까지 끌다시피 옮기는 것, 죽은 모습을 산사람처럼 꾸며 며칠을 보낸 것을 보면서 어린아이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눈: 오래전 이 책을 처음에 읽었을 때부터 감동이 몰려왔어요. 책에는 밑줄 치고 싶은 좋은 말들이 수두룩해요. ‘누구에게나 생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어떤 경로로도 이 세상에 온다는 것은 공평하다’ ‘생은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다주옥같은 말들이 나한테도 위로가 되었어요. 하밀 할아버지의 말도 모두 내게 하는 말과 같이 느껴졌어요. 슬픈 것은 왜 아름다울까요?

 

나는 귀찮은 일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어려본 적이 한 번도 없난 뭘 하기에 너무 어려본 적이 한 번도 없던모모의 삶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 용기가 우리에게도 힘을 불어넣어 준다. 모모는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며 사랑해야한다고 한다. 사랑해야한다는 모모의 다짐이 자기 앞에 펼쳐지는 그 어떠한 생도 물러섬 없이 수용하고 견고한 에너지로 연결되어서 좋다. 그래도 사랑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자기 앞의 생을 읽고 각자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 받았나요?

 

 

~: 어떤한 상황 속에서도 자기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라: 요즘 외롭고 공허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모모에게 배웠어요. 사랑받고 사랑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도리를 하는 것, 내 자신도 존엄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요.

 

다원: 일상에서 두려움과 불안감을 안고 살았어요. 그러나 걱정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구나.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들이 엄마를 위해주는 것을 보면 흐믓해요. 모모가 자기 앞의 생을 무한히 사랑하고 무거운 삶의 짐을 지고 묵묵히 살아가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차우차우: 자기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무기력했는데 오늘 모임 와서 좋아요.

 

모나: 오늘 어린 날 생각하면 안 좋은 기억이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좋았던 기억을 생각해봐야겠어요.

 

새눈: 모모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세상의 중심이 아닌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랑에 가득 차있어요. 가진 것 없고 비루한 삶속에서도 모모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의 비밀을 발견해냈잖아요. ‘사랑해야한다는 마지막 문장이야말로 내가 살아있는 동안 놓치지 말아야 할 나와의 약속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1978년 발표된 김만준 노래 <모모>는 소설 에밀 아자르의 소설<자기 앞의 생>에 영감을 얻어 작사되었다. 소설 내용 중에 하밀 할아버지가 모모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니스라는 도시로 가면 절망이 사라자고 꿈과 희망의 도시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 대목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 노래를 같이 불러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