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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 및 집결지 공간을 포함한 도시계획 수립에 젠더관점을 이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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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1,085회 작성일 21-06-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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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대전여민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다힘’ 상담원 이은주입니다.
저는 오늘 대전의 첫 관문이자 얼굴인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요구하고

집결지 공간을 포함한 도시계획 수립에 젠더관점을 이행 하라!’는 요구를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대전역은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소중한 공간입니까?

대전역은 대전을 방문한 모든 이들에게

대전에 대한 첫 인상을 남기는 장소이자

여기 있는 우리들의 기억이고 추억이며, 상징인 매우 소중한 곳입니다.

아카데미극장, 에펠제과, 신도칼국수등 제가 지금 스스로 딛고 서 있는 바로 이 장소가

제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이 살아 숨 쉬는 바로 그 자리입니다.

물론 이 곳에 대한 좋은 기억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학생이었던 제 손을 잡아끌며 “너는 얼마냐”고 묻던 아저씨를 만났던 불쾌한 기억이 살아 있는 곳,

짧게 머리를 깎고 이 길을 지나쳤을 때는 “꽃밭에 물 좀 주고가”라며 제 손을 낚아채던 할머니를 만났던 곳이기도 합니다.

 

대전시는 저와 같은 경험을 다음 세대들이 똑같이 반복하길 바라는 걸까요?

어째서 성매매 방지법이 제정 된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가 중고등학교때 경험했던 그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대전시는 이 공간이 모두가 함께 자유롭고 안전하게 즐기는 공간이 되게 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또 시민들에게 이 공간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어째서 집결지 폐쇄에 대하여 소극적인 행정을 일삼고 계신 겁니까?

대전시는 여성에 대한 불법과 폭력, 착취를 일삼은 성구매자와 알선자들에 대한 처벌과 징계의 의지가 있는 것입니까?

 

이미 정부는 성매매 방지법 제정 이후 성매매방지 종합대책을 통해 집결지폐쇄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지자체에서 성매매 집결지 폐쇄와 도시개발을 진행하는

주체의 인식과 의지에 따라 다른 과정과 방법, 속도, 결과들로 각기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전은 집결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걸까요?

무기력하게 상황을 바꿔내지 못한채 성매매 업소가 계속해서 운영되길,

포주와 건물주들이 여성을 이용하여 계속해서 불법 성매매수익을 얻을 수 있길,

덧붙혀 이 공간이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개발 되었을 때 포주와 건물주가 개발이익까지 취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겁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집결지 폐쇄를 먼저 추진해왔던 대구, 전주, 서울 성북구등의 사례를 참고하여

성매매여성들의 자활을 돕고 사회복지체계의 사각지대 있는 성매매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십시오!

자활지원조례를 제정하여 탈성매매를 위한 자활 활동을 지원하십시오!

성매매 피해자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성매매 피해자 보호와 자립지원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십시오!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즐기고, 배우고, 일하는 공간 재생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 하셨다면,

이 과정에서 빈곤과 폭력 속에 있었던 성매매 여성 시민의 인권이 외면되지 않게 하십시오!

 

도시계획 수립에 젠더관점이 더해진다면

성매매 여성들이 정보와 외부자원에서 차단되지 않고

탈성매매의 기회와 자활의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알선자들이 자영업자의 자격으로 공권력과 대화하며 협상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알선자에게는 알선수익에 대한 몰수추징, 건물주에게 경제적 징벌로 타격을 가해 알선행위를 스스로 중단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는다거나 성매매방지법은 사문화된 법이라는 인식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집결지 정비 과정을 통해 반성매매에 대한 시민의식이 강화될 것입니다.

집결지 폐쇄의 필요성과 긍정적 효과에 대한 여론이 조성되었을 때 비로소 반성매매에 대한 인권의식이 강화될 것입니다.

 

부디 대전시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의 간곡한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여러분도 저희와 함께 한목소리로

집결지 폐쇄와 도시개획 수립에 젠더관점을 이행하라는 요구를 함께 외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지치지 않고 대전시가 어떻게 약속을 이행하는지 감시와 견재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대전시는 잊지 말고,

서로 미루지 말고,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외면하지 말고,

알선자 구매자 건물주에게 돈 벌어다 주지 말고,

조속히 시민의 품으로 이 공간을 안전하게 돌려주십시오!

이상으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6월 28일(수) 오전 11시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한 기자회견 발언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