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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성폭력 가해자를 '봉사왕'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교육자가 할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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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4,102회 작성일 12-08-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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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성폭행 가해자를 ‘봉사왕’으로 둔갑시키기는 것이 교육자가 할 일이냐


  재작년 발생한 지적장애인 집단 성폭행 사건이 어이없는 지경까지 이르고야 말았다. 이 사건은 가해학생들이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재판을 연기하는 것도 모자라 보호처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고 말았는데, 결국 끝까지 막장을 달리고 있다. 가해학생 중 한 명이 교사 추천을 받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추천 내용이 다수의 봉사활동 경력이라고 한다. 성폭력 가해자가 교사 손에 의해 순식간에 ‘봉사왕’으로 변모한 것이다.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고, 인면수심도 이렇게 지나칠 수가 없다.
 
  추천서를 썼다는 그 교사에게 묻고 싶다. 과연 교육자로서 양심을 가지고 떳떳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말이다. 아니, 행여 그 마음속에 지적장애인 쯤은 함부로 해도 별 관계없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청소년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육자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우리 미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누가 생각해도 이것은 좋은 대학 보내는 것을 최고로 치는 우리 교육 문화의 반영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적’을 쌓으려는 교육계의 잘못된 습성이 사고를 친 것이다. 생각해보면 재판과정에서도 그랬다. 피해자보다 입시생인 가해자가 더 우대를 받아야하는 이해할 수 없는 재판정에서 우리는 여러 차례 낙담을 해야 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사회봉사와 교육을 받는 것을 대단한 속죄인양 과시하는 것도 그런 일면이었다.

  우리는 모르고 있었지만 작년 가정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미 이 가해학생 측은 대학에 추천서를 접수시키고 면접을 보고 있었다. 재판정에서 속죄한다며 눈물을 흘리고 나서 바로 입학사정관 앞에서는 ‘봉사왕’이라고 사기를 친 것이다. 누가 이런 가식을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었는지 한탄스러울 뿐이다.

  우리는 학교당국에게 교육자의 양심을 갖고 이를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한다. 먼저 입시실적에 눈이 멀어 한 행동을 즉시 반성하고, 피해자와 우리 사회에 사과하라. 관련 교사와 책임자를 문책하고, 교육자들부터 장애인권교육과 성폭력예방교육을 받으라. 그래서 다시는 이와 비슷한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다짐을 하고, 우리 사회의 평등한 미래를 선도할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그리고 교육청의 안일함도 일을 키운 근본 원인 중에 하나임을 알아야한다. 우리가 그토록 촉구했듯이 교육감이 나서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가해학생 징계와 교육을 진행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교육당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멸시와 폭행, 성폭력이 근절되는 교육현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이번 사태의 마무리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만약 교육계가 자정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손에 의해 끝내 퇴출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2012년 8월 17일

                                                  대전 지적장애여성 성폭력사건 엄정수사, 처벌촉구 공동대책위원회
                                        (대전시 동구 삼성동 110-12 / 전화 : 042-223-0420 / 전자우편 : reval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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