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옷 여성 행렬... "성평등 예산 삭감, 윤석열 정부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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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533회 작성일 23-12-05 11:42본문
검은옷 여성 행렬... "성평등 예산 삭감, 윤석열 정부에 분노"
여성단체·시민 130여명 광흥창~국회 행진 후 기자회견... "예산 살려 국회 책임 다하라"
윤석열 정부의 성평등 예산 삭감에 반발한 여성들이 "예산을 살려내 국회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라"면서 여의도 일대를 행진했다. 행진 후 진행한 국회의사당 앞 기자회견엔 야당 국회의원들도 나와 이들의 요청에 호응했다.
여성단체를 비롯한 시민 130여 명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모여 서울 영등포구 국회까지 약 1시간 동안 행진한 뒤 곧장 기자회견을 열어 "(성평등 예산이 삭감된) 윤석열 정부의 2024년도 예산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에 분노를 표출한다"는 의미로 검은 옷을 맞춰 입은 이들은 "국회라도 성평등을 살려내라" "지금 필요한 건 성평등 예산 삭감 아닌 증액"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여성혐오 범죄 이어지는데... 안전사회 바란다"
정부는 지난 8월 29일 국무회의에서 2024년 여성가족부 예산안을 1조7135억 원 규모로 의결한 바 있다. 2023년 예산인 1조5678억 원에서 9.4% 증가했지만, 이는 가족 정책 예산이 늘어난 결과다. 반면 '여성 폭력 방지 및 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은 120억 원가량 삭감됐다.
정부는 일터 내 성차별·성희롱 상담을 24년간 이어온 고용평등상담실 운영 예산과 이주여성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상담해 온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예산 역시 전액 삭감할 계획이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시민 장아무개(25)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근무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 장씨는 "최근 경남 진주에서 숏컷이라는 이유로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폭행당한 사건 이후 주변의 걱정이 늘었다"면서 "성평등 예산을 삭감하는 일이 여성 폭력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정부의 문제라고 느껴 오늘 행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두 딸의 어머니"라고 밝힌 이기원 진보당 활동가는 "최근 (여성혐오) 범죄 등 사회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나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도 안전한 사회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도 "여성단체는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존재하는데 (정부는 예산을 삭감해 여성단체가) 활동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면서 "(여성단체가)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없애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 "퇴행 반복 윤석열 정부, 국회가 맞서야"
국회의사당에서 행진을 마무리한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삭감한 예산안에 열 받아서 추운 것도 몰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숙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은주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들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용혜인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예산은 줄지만 피해자 보호는 강화된다'는 궤변만 늘어놨다"며 "성평등 예산을 대폭 삭감해 놓고 약자 복지, 피해자 보호 강화, 저출생 극복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퇴행을 반복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서 국회가 성평등 예산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숙정 의원은 "남녀 모두 능력껏 대우받고 존중받는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선진국의 모습이지만 여전히 여성은 가정·일터·거리에서 혐오와 차별,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탁상공론으로 만든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현장과 소통하며 혼란, 불안, 갈등을 민주적인 숙의, 토론, 소통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도구 한국여성단체연합회 활동가, 곽혜전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공동대표, 김혜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는 "여성 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예산이 삭감되고, 전국의 고용평등상담실이 사라지는 것을 지금이라도 막아야 한다"며 "정부가 삭제하고 파괴하는 성평등 시스템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차별 폭력 피해자 지원을 수치에 기반한 실적 평가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조건을 찾고, 지원 체계에서 보완할 점은 없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과 법에 반영해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혜인 의원 “2024년 윤석열 정부 예산안, 성평등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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