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여진> 6월호 콘텐츠추천해드립니다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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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134회 작성일 24-06-25 15:21본문
여자와 야구를 사랑한 여자들
TV 그들만의 리그
“이곳에는 신사가 없으니 신사협정을 지키지 않아도 상관없지 않나요?”
드라마 <그들만의 리그>는 세계 2차대전 시기 여성 야구에 대해 다룬다. 같은 시기를 다룬 동명의 영화 <그들만의 리그>가 비판받았던 점들을 적극 수용한 여성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인 애비 제이콥슨은 다양한 인종과 사랑이야기로 드라마를 채웠다.
드라마 <그들만의 리그>는 훌륭한 스포츠 드라마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경쟁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진행되는 여성으로서의 이야기와 여성을 사랑하기에 겪는 이야기들은 두 사람의 주연을 중심으로 스포츠 드라마에 부드럽게 흡수된다.
단지 야구를 하고 싶었을 뿐인 여성 야구 선수들은 생각지도 못한 규칙들에 얽매이고, 차별에 직면한다. 그중 하나가 바지를 입을시 벌금을 내야한다는 규칙이다. 이 규칙에 끝까지 저항하며 바지입기를 고수한 캐릭터 ‘제스’는 벌금을 꼬박꼬박 내면서도 바지를 입고 다녔다. 아주 잠깐 나온 이 장면은 곧 다른 문제들에 의해 잊혀진다. 드라마의 중심이야기 외부에서 ‘제스’는 바지를 입고 벌금을 낸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은 놀랍게도 그들의 리그가 마무리 된 다음에 나온다. ‘제스’에게서 규칙이라며 꼬박꼬박 벌금을 걷어갔던 군인 ‘베버리’가 모아두었던 벌금을 돌려준다.
“아무도 내게 이런 일을 해준적이 없었어요.”
언제나 거친 듯이 행동하던 ‘제스’가 베버리의 다정함에 감동받는 순간은 우리에게 수많은 감정을 일으킨다.
동명의 영화 속에서 그들을 도왔던 남자 감독은 드라마에 존재하지 않는다. 샤프롱인 여성 군인이 그들의 뒤를 지켜준다. 흑인을 돕는 백인은 없다. 그곳에서 그들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다. 그들을 지지하고 돕는 이들은 또 다른 그들이다. 같은 배경을 가진 다른 여성들 경쟁하고 때때로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를 돕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기도 한다. 물론 시대적 배경 앞에서 때때로 그들은 무력해 보일때도 있다.
여성이 여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갈수도 있는 시기이다. 드라마의 여성 야구선수들 역시 조용하지만 지속적으로 위협당한다. 여성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흑인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여성을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43년 블루삭스에서 좌익수로 활약했던 조조는 단지 머리스타일이 ‘부치헤어컷’이라는 이유로 다음해 리그에서 퇴출되었다. 올스타전에 나가기까지 한 선수임에도 머리스타일을 이유로 더 이상 리그에 있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야구를 하고 여성을 사랑한다. 누군가가 반대한다는 것이 그들을 그들일 수 없게 만들지 못한다. 우리가 우리가 되지 못하도록 만들지 않는다.
“젊은 여성 야구 선수들이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
드라마에 까메오로 출연한, 당시 여성 야구 선수로 활약한 메이벨 블레어는 95세의 나이로 드라마 홍보에 힘썼다. 드라마 출연진과 함께 언론 앞에 서서 본인의 야구리그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75년만의 커밍아웃이었다. 2022년의 드라마 <그들만의 리그> 메이벨에게 1943년과는 또 다른 혼자가 아닌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고, 메이벨은 95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본인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었다.
드라마 <그들만의 리그>는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온 힘을 쏟는 여성들을 마주할 수 있는 경험을 준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 대전여민회 활동가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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