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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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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1,940회 작성일 09-05-0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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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으로 부터 계약해지된 조합원들의 복직을 위해 애쓰던
화물연대 광주지회장 박종태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네요.

대전 읍내동 대한통운 건물이 마주 보이는
야트막한 야산에서 주검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생떼같은 목숨이라고 하고
질긴게 사람목숨이라고도 하는데,

친구같던 각시를 두고
10살, 7살 두 아이를 두고
39살
젊은 그는 왜 목숨을 스스로 거두어야 했을까요?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망설였을까요?

푸르디 푸른 하늘을 얼마나 쳐다 보고 또 쳐다봤을까요?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산자락을 또 얼마나 바라봤을까요?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죽을 힘이 있으면 살아서 싸워야지...
소리라도 지르고 싶네요.

그런데 과연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게 맞을까요?

택배노동자들이 이렇게 저렇게 떼이는게 많아 돌아오는 몫 중에서 30원만 인상해 달라고 했다고
대한통운 광주지사는 하루아침에 78명에게 해약통지를 했다고 합니다.

참... 30원만도 못한 게 택배노동자들이네요.

그 서러움... 누가 알까요...

저도 몰랐네요.

박종태님 소식을 듣고도 몰랐는데
오늘 추모촛불집회에 참석해서야 비로소 알았네요.

그리고 아세요?

화물연대가 속해있는  운수산업노조에서 화물연대는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빼라고
전경련에서 요구를 해왔고
이에 노동부에서는 지입차주는 노동자가 아니므로 화물연대 노동조합 필증을 회수하겠다고 압박을 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21세기 탈근대를 논하는 시대에 전근대적인 이런 야만이
우리사회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네요.
힘없는 배우 장자연이 죽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듯이
이 시대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죽음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말하네요.


중리동 중앙병원 영안실에 찾아갔습니다.
우락부락 시커먼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분노로 우글우글하여 좀 낯설고 겁나기도 하지만
분향을 하고
잘 생긴 얼굴로 웃고 있는 영정사진으로 박종태님을 뵈었습니다.

가냘픈 몸매에 정신을 놓은 남겨진 부인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힘내시라고...

내가 아무리 가진 것 없지만

택배만큼은 대한통운 이용하지 않겠다고...
대한통운 사주 금호 아시아나 이용하지 않겠다고...

그러니 외로워하지 마시라고....

남겨진 부인의 손도 못잡고 그저 인사만 하고 왔습니다.

2009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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