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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성희롱사건 기록집 <우리가 배후다> 북토크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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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전여민회관리 댓글 0건 조회 875회 작성일 21-03-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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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충북청주경실련피해자지지모임' 페이스북)

 

 

 

피해자의 글쓰기를 통해 객관적으로 상황을 만들고, 활동가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부조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다짐으로 만든 경실련 성희롱 사건 기록집 <우리가 배후다>.

기록집이 지난 38일 발간되고, 첫 북토크가 충북 옥천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에서 열렸어요. 현장에서 듣게 된 피해자 지지모임 구성원 분들의 목소리를 일부 담습니다. 빅웨이브 김영우 님이 작성한 녹취록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남들의 시선이 없어도 당당히 말하기 힘든데, 피해자다움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문제는, 기본적인 상식조차 적용이 안 되었다. 피해자가 성희롱가해자들로부터 분리될 시간을 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위원장이 사건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제로 사건을 해결하려 했다. 가해자들만 있는 집행회의를 꾸려, 자기들끼리 사과하고 인정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한 내부에서 집행위원장과 피해자들을 화해시키겠다고, 장소를 만들어놓고서는 폭언을 오고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직이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던 피해자도 이제는 조직적, 법적 대응을 하기로 마음을 먹게 됐다.”

 

나를 드러내놓고, 겪는 차별. 범죄를 이야기할 때의 위협,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번 사건이었다. 피해자들이 이야기를 했을 때도 상근 활동가가 젊은 활동가 셋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러 자리에서, 자주 보던 사람들에 의해서 생긴 일이었다. 활동가라는 일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최후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시민사회에 지원했는데... 조직이 썩어있었다. 청년 활동가에 대한 도구적인 시선들. 임원은 머리고, 활동가는 수족.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잡일하는 여직원. 이런 요인들이 뒤섞여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제가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스스로부터가 저를 단단한 사람이라고 숨기고 있었다. 병원에 가서 약도 받아보고 상담도 받아보고 저를 찾아가는 활동을 많이 했고, 가장 많이 도움이 된 것은 지지모임 활동이었다. 좋아하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하품이 옮듯이 강인함도 옮는다.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강인함을 많이 옮았다.”

 

사건을 대응하며 친구들이 생각났다. 비슷한 사건들을 먼저 겪은, 조직 내에서 사건을 발화조차 할 수도 없었던. 친구들의 이야기도 꼭 듣고 싶었다.”

 

우리 활동이 되게 답답하고 힘든 것 중 하나가 시민단체가 보수적으로 반응하거나 머뭇거리는 게, 우리 편일 수도 있는 사람인데 아니니깐. 그런 상처도 되게 많았다. (중략) 지역사회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이 기록되고 청주에 남겠구나, 책을 보내며 남는 생각이었다. 사람들의 글을 계속 보는데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 개인이 가졌던 변화와 시간, 순간들이 같이 모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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