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한 10차 릴레이 성명서 '여성 아나운서는 꽃이 아니라,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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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전여민회관리 댓글 0건 조회 964회 작성일 20-07-06 17:42본문
여성 아나운서는 ‘꽃’이 아니라, 노동자다
헌법 제 11조 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그러나 대전MBC 노동자는 평등하지 않았고, 성별에 따라 차별을 받아야 했다.
“199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신규 채용된 정규직 아나운서 4명이 모두 남성이고, 계약직 아나운서 15명과 프리랜서 아나운서 5명 등 비정규직에는 예외 없이 여성이 채용된 것은 오랜 기간 지속된 성차별적 채용 관행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일부 내용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장기간 지속돼 온 성차별적 채용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 업무를 수행한 진정인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이유로 한 불이익에 대한 위로금 500만원을 각 진정인에게 지급할 것 ▲피진정 방송사(대전MBC)의 대주주인 문화방송 주식회사에게, 본사를 포함하여 지역 계열사 방송국의 채용 현황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향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방송국들과 협의하는 등 성차별 시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성차별’ 행위를 더 이상 ‘관행’이란 명분으로 숨길 수 없다. 대전MBC 채용 성차별은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고, 여성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임금노동자의 41.5%가 비정규직으로, 남성 비정규직 비율 26.3%보다 높았다. 비정규직 비율 차이는 남녀 임금 차이로도 이어진다. 2016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에 따르면, 남성 정규직 임금과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100대 36이다.
대전MBC 여성 아나운서와 남성 아나운서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대전MBC의 관리감독을 받아왔다. 그러나 급여, 복리후생 등 처우는 동일하지 않았고, 여성 아나운서는 불이익을 받았다. 여성은 비정규직이고, 남성은 정규직이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대전MBC는 여성 아나운서에게 불이익을 가했다.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제정된 지 30년이 넘은 남녀고용평등법의 제 8조 제1항은 이렇게 명시하고 있다. 현재 대전 MBC는 대전인권위원회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오히려 목소리 낸 이에게 ‘명예훼손’을 들먹이고 괴롭힘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대전MBC의 인식 수준이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고, 이것이야말로 대전MBC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임을 자각해야 한다.
대전MBC 시청자게시판에는 ‘불평등한 고용 관계를 개선할 것, 유지은 아나운서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 피해자와 대전 시민에게 공식 사과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한 글이 넘쳐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성차별을 ‘관행’으로 치부하는 옛날 옛적에 머물러 있는 것은 오로지 대전MBC 뿐이다.
대전MBC가 말하는 ‘관행’은 ‘여성 아나운서는 젊어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편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고 있다. 다시 말해, ‘여성 아나운서는 나이가 들면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다.
“여성 아나운서를 용역직으로 채용하는 이유는 연령을 이유로 적시에 퇴출시키기 위한 것이다.” 오랜 시간, 차별을 당한 한 여성아나운서가 낸 목소리다. 차별을 가한 쪽은 그저 ‘관행’이라 말하지만, 차별을 당한 사람은 명확하게 그것이 무슨 차별인지 알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여성 아나운서가 ‘꽃’으로 취급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그것은 관행이 아니다. 젊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동시에, 여성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 문제’다. 여성 아나운서는 ‘꽃’이 아니라, 노동자다.
대전MBC를 비롯해 모든 방송사에게 말하고자 한다. 더 이상 ‘나이든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아나운서’ 구도만을 정상적인 구도라고 여기는 착각 속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우리는 방송에서 나이 든 여성 아나운서를 보고 싶다. 나아가 안경 쓴 여성 아나운서, 화장하지 않은 여성 아나운서가 ‘이슈’가 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
2020년 7월 6일
사단법인 대전여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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