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박 모 씨와 두 딸이 생활고로 고생하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12년 전 암으로 세상을 져버린 아버지 대신 사실상 집안의 가장이었던 어머니가 1달 전 일을 하다 부상을 당해 실직한 이후로 실의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큰딸은 당뇨와 고혈압 때문에일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만화가가 꿈이었던 둘째 딸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연명하였지만 생활비와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결국 빚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복지영역의 사각지대를 발굴해 내는 <송파 세모녀 법>이라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사실상 이 법을 통해서도 송파구 세모녀는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단지 복지영역의 사각지대만이 아닌 둘째 딸의 내러티브를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 MBC 리얼스토리 눈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조명한 둘째 딸은 이미 출판만화계에 데뷔도 하였으며 전문 만화가로 꽤 실력이 있는 프로였다고 한다. 세상을 떠나기 7개월 전까지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그녀의 실력은 전문가의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재처인 한 중소출판사로부터 받은 원고료는 겨우 19900원 연봉으로 환산해도 15만원이 채 안 되는 수준이었으며 최저생계비도 되지 않는 이 돈으로 사실상 가장이 되어야만 했던 그녀는 결국 세상의 끝에 내몰렸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크며 그 격차 또한 거의 줄어들지 않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남성노동자의 60.4%이며 남성 정규직의 임금을 100이라 할 때 여성 정규직은 68.0% 남성 비정규직은 52.6% 여성 비정규직은 35.4%로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진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전체 여성노동자의 절반이 넘는다.

 지난해 3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평균임금은 124만원 2016년 최저임금이 126만원 이었던 것을 상기해 봤을 때 최저임금보다도 미달인 임금을 여성노동자가 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여성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한다.
2015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 미달자는 2015년 여성 64.17% 남성 35.83% 2016년 여성 63.60% 남성 36.40%로 여성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 최저임금 미달자는 92.3%가 비정규직, 장기임시근로와 시간제근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최저임금은 비정규직과 임시근로, 시간제 근로와 같은 고용형태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지난 6월 20일(화) 오전 11시, 대흥동 성당 앞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가 진행되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비정규직, 최저임금 1만원의 문제는 곧 여성의 문제이다. 여성의 절반이 비정규직의 근로형태로 근무하고 있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차이에 덧붙여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의 평균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미달 지급자는 남성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은 곧 생계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