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민회 로고
모바일 메뉴 열기
로그인 /    회원가입
페이스북 바로가기
활동

2016 여성주의강좌 '여성의 눈으로 대중문화를 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3,304회 작성일 16-07-12 13:41

본문

지난 7월5일(화) 오후 7시, 대전NGO센터 모여서 100에서 <2016 여성주의강좌 > '여성의 눈으로 대중문화를 보다' 가 시작되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강의를 찾아주었으며, 여성주의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하는 새로운 얼굴과 청년들도 자리를 한껏 빛내주었다.

 그 첫 강의로 문화평론가 손희정 선생님을 초청하여 '여성의 눈으로 본 천만영화'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먼저는 지난 2005년중반쯤, 천만을 넘은 영화 7편을 손에 꼽아보았다. 괴물, 왕의남자, 태극기휘날리며, 실미도, 디워, 친구, 웰컴투동막골순으로 정리가 되었다. 천만을 넘긴 7편의 영화중 백델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단 한편도 없었다. 백델 테스트란 1. 영화속 이름으로 호명될수 있는 두명이상의 여성 주체가 있는가,  2. 여성 둘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가, 3. 그 이야기의 내용이 연애나 남자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것이다. 7개의 영화중 백델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없었으며 모든 영화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남성주체가 각성하는 계기로 소비 되거나,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방식으로 소비되었다.

괴물이라는 영화는 아버지의 권위와 그것을 승계하는 아들이라는 부계중심의 서사적 맥락을 갖고 있으면서 강두(송강호)가 아버지로 각성해나가는 과정을 영화 곳곳에 암시한다. 희봉(변화봉)과 강두(송강호)는 모두 부인이 없고,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철없는 아빠 강두가 괴물과 싸우며 각성한 뒤에는 검은 머리로 그려진다. 바뀐 머리색을 통해 강두의 각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여성이 없다. 왕의 남자를 통해 본 여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퀴어코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흥행에 성공했는데, 아시아에서는 퀴어영화로 각광 받았지만 한국에서만큼은 감독이 나서서 퀴어영화가 아니라고 전면부정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어쨌던 영화의 중심 서사는 모성에 대한 그리움이다. 역사속에서 증명하듯이 연산군이 미치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죽음과 부재때문이다. 연산은 장녹수라는 인물을 통해 모성에 대한 그리움을 채움받는다. 장녹수라는 캐릭터는 여성주의에서 말하는 성녀와 창녀의 이분화된 젠더롤을 수행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주변부에 머무르는 역할일뿐이다. 장녹수는 연산과 공길 사이의 감정선에 대해 질투를 하거나 바람을 넣는 장치로써 작용한다. 이외에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친구에서도 여성이 소비되는 방식은 마찬가지이다. 주인공의 향수로써 그리워하는 그 장면에 여성이 있다. 이는 정박형 이미지, 수동적인 여성 이라는 젠더롤에 충실한 각본이다. 실미도나 친구에서도 강간의 대상이 되거나 남성의 의리를 확인받기 위한 성적 매개로 이용될 뿐이었다.

 이렇게 우리영화는 민족주의,가족주의,국가주의,모성애에 대한 강요적 서사 없이 천만을 넘기기가 힘들고 이는 대중이 그런 정서에 동의한다는걸 보여주는 지표이다. 1990년대에 비해 2000년 중반이 왜 그렇게 여성혐오적인 영화들이 생산이 되었는지,  왜 우리나라 남자들은 위로받기를 원하는지, 여성이 주체적 인물로 자리잡는 영화적 장르는 없는지등에 대하여 손희정 선생님은 많은 말씀을 남겨 주셨다. 끝으로는 더이상 여성혐오적인 콘테츠를 소비하지 말자고 강조하시면서 강의를 마쳤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