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평등상담실 폐지'에 절규하는 이들 "피해자 고통 알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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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전여민회 댓글 0건 조회 457회 작성일 23-09-26 14:44본문
사회 안전망을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
대전여민회 김예주
지방 관서 내 별도의 “고용평등상담창구” 운영으로 상담과 근로감독의 유기적 연계·협업 활성화를 통한 피해 권리구제 실효성 제고. 현재 존재하는 19개의 고용평등상담실을 없애고자 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이유는 단순하기 그지 없습니다. 19개의 상담창구를 8개로 줄이면서, 피해 권리구제 실효성을 제고한다니요? 피해 권리구제에 깊은 공감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계획입니다.
아마도 예산을 계획하신 곳에서는 고용평등상담실에서 피해자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피해자를 위해 이루어지는 지원들을, 고용평등상담실 상담원들의 노력을 알고 있다면 연계·협업 따위의 말로 고용평등상담실을 축소하는 기획이 나오지는 못했을 겁니다.
고용평등상담실은 지난 24년간 여성 노동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이 교차하며 중첩된,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수 없이 많은 노동자들의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주었습니다. 형사 사건의 지원을 행정기관인 노동청이 매끄럽게 할 수 있는지, 불안정한 피해자를 위해 수사기관 동행 및 법원 모니터링 등 심층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이런 피해자 권리 구제에 대한 계획은 말하지도 못한 채로 단 두 줄의 단순한 근거를 들며 고용평등상담실을 축소하려고 합니다. 그들의 피해를 노동청 근로감독관과의 유기적 연계·협업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지금쯤 여성노동자들의 상황은 24년간 훨씬 나아졌어야만 했을텐데요.
단순히 숫자로 이루어진 상담 건수 실적만을보고 평가하셨을까요. 사람이 숫자로 적힌 종이에는 여성노동자들의 비명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단지 사건 개수로만 평가되는 실적 보고서의 숫자들만으로 현재 상황을 평가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숫자 하나마다 어떤 피해상황이 있는지 알 수 없으셨겠죠. 하지만 숫자 하나로 목소리가 지워져버린 노동자들을 알아야 하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의무이고 역할입니다.
숫자 너머의 사람들을 보십시오. 갑작스럽게 변경하며 생기는 공백에 대한 대처방안도 없이, 정말 이렇게 운영방식을 바꾸는 게 최선이라 생각해서 바꾸시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예산을 줄여보고자 가장 만만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줄이는 건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지워버린 숫자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바로 사회 안전망에 겨우 건져 올려진 ‘사람’들 입니다.
지금 고용노동부가 해야 할 일은, 많은 노동자들이 건네는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지 않도록 소통창구를 오히려 늘리는 일입니다. 수 없이 많은 노동 민원들을 해결해야 하고 과중한 업무에 앓고 있는 노동청들에 단 두 명의 인원을 배치하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용기는 가상하기까지 합니다. 더 이상 사회적 안전망을 사라지게 두지 마십시오. 마지막에 겨우 붙잡고 있는 끈이 사라지게 만들지 마십시오. 각자도생의 시대 정신을 우리에게 심는 것을 우리는 강력히 거부합니다.
기사에서는 대전여민회의 김예주 상담활동가는 "19개의 상담 창구를 8개로 줄이면서 피해 권리 구제 실효성을 제고한다니 (말이 되는가)"라며 "(현장에서) 피해자를 위해 이루어지는 지원들을, 고용평등상담실 상담원들의 노력을 알고 있다면, 연계 협업 따위의 말로 고용평등상담실을 축소하는 기획이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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