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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탐방기2- 프랑스 헨느에서 만난 쟝 피에르 이브와 임마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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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민양운 댓글 0건 조회 1,977회 작성일 07-06-1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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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느시는 빠리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영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인 보르따뉴지방의 중심도시인 헨느에서 우리는 사회적 경제의 이론가이자 실천가인 쟝 피에르 이브와 주민모임단체인 빠헨부쥬의 집행책임자인 임마누엘, 헨느시의 시간관리부서 담당자, 헨느시 보육담당자 등 공무원과 함께 빌쟝지역의 주민자치센터연합의 주민조직가인 또다른 쟝과 주민자치센터의 소모임인 화요일의 엄마들의 나탈리를 비롯한 젊은 엄마들을 만날 수있었다.

그리고 2명씩 하룻밤을 프랑스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경험도 하였다.
영어를 잘 하지 않는 프랑스에서 수소문을 하여 영어를 할 줄 아는 가정을 소개해 주었는데, 사전에 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나와 서울여성의 전화연합의 박신연숙이 그 집에 묵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 둘 다 영어는 젬병인지라 침묵.... 50이 넘은 부부는 아이들도 다 커서 집을 떠나 있어 소재도 빈곤하여 침묵 또 침묵... 고심끝에 아름다운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기로 하여 발이 아프도록 강변을 돈 덕분에 10시를 훨씬 넘어서야 어둠이 찾아오는 프랑스의 어둠을 경험하였다.

아뭏든, 사진에서 보이는 이가 쟝이다. 그 옆이 빠헨부쥬의 집행담당자 임마누엘.

2001년 헨느시에서 빌쟝지역의 주거욕구조사 프로젝트를 의뢰받은 쟝은 주민참여식 조사방법을 통해 주민들이 주거와 관련한 주요 이슈로 1. 청결한 지역관리의 문제  2. 노인의 고립과 소외감  3. 보다 탄력적인 보육에 대한 욕구를 파악한다.(헨느시는 사회당 시장이 5번이나 당선이 되어 진보적인 정책과 제도를 일군 지역이다)

이후 각 주제별로 워크샵을 진행했는데, 쟝은 보육을 주제로 한 워크샵에 참여를 하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조직하고 그들 스스로 자신의 보육에 관한 욕구를 명료하게 하고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조직하는 과정을 갖는다. 그리고 마침내 헨느시에 자신들의 요구를 의제화할 것을 주민 스스로 제안하고 자신들과 파트너가 되어 줄 협력단체를 교섭하고 마침내 Prenbuge라는 단체를 2002년 4월 만들게 되었다. 여기에 참여한 주민들은 간병인, 실직자, 수위, 청소 등 자신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계층이었다. 세계화의 흐름속에서 불안정한 노동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기존 정규시간에 봐주는 공공보육으로는 가정과 사회를 양립할 수 없었기에 보다 탄력적인 보육이 절실했던 것이었다.

쟝은 젊은 시절부터 공공육아, 공동주거협동조합 등에서 활동하며 노동자협동조합에서 단체지원을 맡은 컨설턴트 전문가다.
그는 주민을 조직하여  주민이 원하는 탄력적인 보육서비스를 만들어내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단순히 보육소비자로서 머물러있지 않도록 (질은 좋고 가격은 낮은) 단체를 만들고 부모1/2, 외부단체 1/2로 이사회를 구성하여 사회적 연대의 책임을 가지고 보육서비스를 관리하고 책임지게 하였다. 보육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은 부모와 지자체, 유럽사회기금 등에서 충당되는데, 부모는 소득에 따라 보육료를 차등지급하였다.
시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재원, 그리고 주민이 가진 욕구와 책임있는 관리가 잘 결합한 것이 바로 빠헨부쥬였다.

빠헨부쥬 외에도 작은 부모모임들(예를 들면 화요엄마모임 등)도 좋은 주민조직 사례들로 소개되었지만 역시 빠헨부쥬는 특별했다.

재가서비스를 맨 먼저 시작하였고,
IT공단지역에서 각 기업의 기업위원회와 기업위원회 연합을 움직여 칼라이스 라고 하는 직장연합탁아시설을 만들어 운영하는 등 활동을 확장하고 있었다. 기업체에 근무하는 아빠들이 대부분 아이들을 맡기고 돌보면서 남성들 사이에 아이 돌보는 것이 일상화제가 되는 변화가 있다고 한다.

총 빠헨부쥬에 근무하는 사람은 사무국에 2`5명명, 칼라이스를 비롯한 재가서비스까지 총 40여명에 이른다. 이곳에서의 특징은 재가서비스나 칼라이스나 보육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일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탄력적으로 선택하여 일하고 있었다.

쟝은 빠헨부쥬의 경험을 통해 이전에 있어왔던 공동육아 등도 처음에 시작할 때 정신은 모두 같았다고 한다. 참여하여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사회적 연대의 강화를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대부분 정신을 잃어버리고  평준화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는 참여자들의 욕구를 끊임없이 만들고 참여를 구조화하기 위한 일상의 교육을 강조했다. 가치를 전승하기 위한 일상의 교육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길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조직을 망치는 것은 종종 전문적인  기능주의자들이라고 했다.

또한 교육과 더불어 친밀감을 강하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만나고 싶고 보고 싶도록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는 간단하지만 일이 우선인 경우에는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기 쉬운 것이라고 했다. 회의 시작전에 차 한잔 하며 이야기 나누는 것, 공식 회의 끝나고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 시간은 자신을 주는 시간이라고 했다. 참 주옥같은 말이다.

늘 일에 쫒겨 사람과의 만남이 갈등인 나는 비행기로 11시간 떨어진  유럽대륙 프랑스의 운동선배를 통해 다시 한번 부끄러움에 젖었다.
사람사는 것이 다 똑같구나. 운동의 핵심은 어디나 같구나.
사람을 얻기위해서는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 먼저 되어야 하는 이 진리를 다시한번 깨닫는다.

임마누엘은 매우 힘이 넘치면서도 주민들과 친밀한, 전문가이면서 소박한 느낌을 갖게 했다.
열정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과 주민들에게 밥을 해 주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처음에는 농업노조에서 일하다 적성에 맞지않아 때려치우고 파헨부쥬를 알게되어 현재 반일제로 일하고 있단다. 지역의원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일이 되려면 사람이 함께 모여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행정쪽하고는 평소 관계 맺기가 쉽지않았는데 의원이 되면서 많이 좋아졌단다.
프랑스에서는 여성운동하면 미친년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시간관계상 더 물어볼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6`8혁명 이후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레디칼여성운동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임마누엘은 기업연합체와 협력하여 직장탁아시설 칼라이스를 만들면서  보육의 문제를 통해 남녀평등문제를 제기하는 기회였다고 하면서 그러나 방법은 달리했다고 강조했다. 남성들도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식 접근이었다고. 이리하여 전에는 여성 스스로 해결해라 였다면 함께 해보자로 되었고, 기업마인드를 변화시키는 계기였다고 한다. 출산휴가 100% 지급받는 것이나 아빠가 출산휴가 요구시 100% 임금보존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히 되는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임마누엘은 앞으로 비젼을 묻는 우리에게 다른 지역으로 이런 모델을 확대하는 문제와 탁아소 뒤 공간이 있는데,  여성문제, 일자리문제, 시간관리문제 등을 다루며 지역주민과 밀착한 지속가능한 지역개발을 통한 새로운 여성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진심으로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프랑스에서 새로운 여성운동을 준비하는 그녀에게 한 없는 애정을 보냈다. 지역주민의 삶과 밀착한 여성운동의 모색이야 말로 대륙의 간극을 뛰어넘는 여성연대를 형성하는 핵심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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